본문 바로가기

사찰기도

❤️소백산 구인사 기도 체험기(삼광사~~)

날짜: 2023년 5월 6일~5월 11일

(5박 6일)

장소: 소백산 천태종 구인사

누구랑: 나 홀로

날씨: 비 옴


 
 
 

구인사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고 종파라고는 조계종만 알았는데 어떻게 천태종인 구인사를 가게 되었는가....

 

어느 날, 일주일 힘들게 일하고 몸과 마음의 휴식차 인터넷을 검색하니 그냥 구인사가 나왔다. 이게 구인사와의 인연이 시작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부산에서 출발하는  방법이 적혀 있는 걸 발견하곤 전화를 걸어 문의하니 교대역에서 8:10에 차를 탈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구인사로 가는 날:

매주 수, 토(오전 출발)

 

부산으로 오는 날:

목, 일(오후 13:00 버스 정류장)

 

비용: 왕복 50,000

전화해서 예약을 해야 된다.

교대역 6번 출구 한양프라자 앞 버스정류장에서 탔다. 난 예약을 해야 하는지 몰랐기에 아무 곳에나 앉아 있으니 어떤 보살이 본인 좌석 번호이니 나와 달라해서 일어났다. 은근 비참함. 다행히 빈좌석이 있어 앉아옴.

사진이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어떤 전화번호는 짜증 난 목소리, 어떤 전화번호는 다른 곳으로 해라 하고.... 예약해야 한다는 말도 안 해줌.

구인사는 부산에서 멀긴 하지만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차 없이도 이것 타고 저것 타고 해서 혼자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돌아오는 날짜가 미정일 때는 편도 비용만 내면 된다.

출발 날짜는 6일이고 5만 원 왕복 비용을 지불하니 11일 돌아오는 표를 주셨다. 잘 보관해야 한다.


(팁: 불안하면 사진을 찍어두면 된다.)

편도도 가능하다.

단양에서 부산올 때 방법은 아래와 같다.
구인사에서 5분 내려오면 버스정류장이 있고 거기서 7:25분 첫 버스를 타면 단양역으로 바로 온다. 8:48분 부전행 첫 기차를 타면된다. 부산행 기차는 하루에 두 번만 있으니 미리 예약을 해야 좌석을 끊을 수 있다.


구인사 버스정류장에서 7:25분 버스(1,500원)을 타니 단양역까지 약 45분 걸림. 단양역에서 부전가는 표시간이 8:48분 이니 시간은 충분하다. (19,900원)
무궁화밖에 없고 열차 시간은 약 4시간 소요된다. 총 5시간 소요.

‐---‐-------‐--------------------------------------------------------------------------------------------------------

한배를 탄 구인사 신도분들..

절에 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5시간이 걸려 드디어 도착.

구인사 입구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는 사람은 여기서 내려걸어 올라가든지(5분 소요. 안 힘듦)

아님 구인사에서 제공하는 차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어떤 블로그에선 올라가는 것만 탑승 가능하다고 적혀 있었는데 본인이 확인해 본 결과, 내려오는 것도 접수실 옆에서 기다리면 탑승 가능 하다. 내 눈으로 직접 봤다.

 30분 간격인가? 그랬던 것 같다.

 

1일 차

차편은 참고

매점에는 라면, 과자, 불교용품, 음료수 등등 일반 소형 편의점 같음.

포인트: 구인사는 남해 보리암이나 청도 사리암같이 이불 제공 없다. 각자가 준비해야 하는데 설마~

하고 갔더니 진짜다. 그래서 본인도 2일 차 되던 날 내려와서 돗자리(8천 원)를 구입해서 올라갔다. 

돗자리 대형은 좀 크니 그 밑에 사이즈가 좋을 듯하다.

 

준비물: 돗자리, 얇은 이불, 베개, 물컵. 먹거리는 필요 없다. 사실 기도하고 쉬고 기도하고 쉬고 배부르면 

기도 집중 안되고 간단한 반찬이지만 구인사 스님들의 정성이 더해져 정말 맛있기 때문에 군것질거리가 필요 없다. 물은 또 어디든지 있고.

목욕은 가능하고 치약은 구비되어 있고 수건 및 모든 제품은 다 챙겨가야 한다.

 

주의: 천태종의 특징은 바구니스님이 머리를 깍지 않는다는 것. 매점에 계신 분들도 스님이니 "아줌마"라고 부르면 안 됨.

난 처음이라 혹시나 해서 매점에서 먹을 거 사야 하나 기웃거리다가 구인사에서 제공하는 차를 놓쳐 걸어 올라갔다. 전혀 부담없는 오르막이다.

1대 조사가 중국 아미산에서 공부를 하셨다 하니 중국 분위기 많이 나고 역시나 분위기가 한국의 절과는 다르다.

첫 번째 보이는 곳이 접수실이다. 여기서 기도비를 내고 접수를 하면 된다.

구인사 신도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으셔서 젊은 신도가 오면 접수실 청소 봉사를 부탁한다. 그래서 나도 2일 해줬는데 가만히 보니 아닌 것 같아 방향을 바꿨다.

 

내 생각에는 여기는 사실 깨끗한 곳일뿐더러 접수받는 분이 나름 젊은 측에 속해서 차라리 일 힘들고 연세 많으신 다른 곳의 스님을 돕는 게 나을 것 같다.

 

기도하면서 살펴보니, 스님들이 각자 맡은 구역이 있었다. 비 오는 날 창틀 닦아 드렸고, 송화가루 엄청 덮여 시급한 절간 대창고를 닦아드렸다. 이런 곳이 도움이 더 필요하다.

기도비를 지불하면 카드가 나온다. 이걸 달고 다니면 된다. 근데 기도비도 안 내고 장기 투숙? 하시는 분들은 뭔지 모르겠다. 스님들이 고생 고생해서 지은 밥을 공짜로 얻어먹으면 미안하지 않나?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기도실이 나온다.

여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고나게 될 것이다.

저녁공양은 6시부터~~

공양실은 이 계단을 올라가면 나온다. 이곳도 수없이 오르락내리락.

구인사 도향당인 이곳은 2층이 공양실이다. 공양을 하고 나오면 커피 자판기가 있다. 세상에나 커피양이 많고 특히 우유는 진짜 맛있다. 자판기 관리하시는 스님도 인상 너무 좋으시다. 또 마시고 싶네. 

구인사에 오기 전 여기저기 검색해 봤지만 자세한 설명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법당에서 기도하는 줄 알았는데 기도실이라고 그 자리에서 자고 기도하고 하는 곳이고 넓은 방이 있었다. 이게 너무 생소해서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절이면 당연히 예불 형식의 기도인 줄 알았는데 기도시간에는 염불하고 나머지 시간은 공양하고 자는 사람은 자고 그렇게 했다. (기도실 사진 촬영 금지)

 

명상 뭐 이런 거 절대 안 됨. 옆에서 큰 소리로 관세음보살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노래처럼 하기도 하고. 와 진짜 적응하기 힘듦. 그래도 난 평소 워낙 기도주력 내공이 쌓였던 터라 옆에서 난리를 쳐도 신경 쓰지 않고 집중했다.

구인사는 기도에 전념하기 위해 일부러 인터넷안되도록 해놨다고 한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희망이...

기도실에 들어가는 입구가 두 곳인데 앞쪽 말고 뒷문 쪽으로 가면 딱 이 장소에서는 터진다. 이곳 말고도 적멸궁으로 올라가면 터진다.

 

내 생각: 대부분 기도 주력하시는 신도는 다들 연세가 많으시니 사실상 스마트폰 만 질 일이 있나?

여행객들은 젊은 사람들이 많지만 뭐 잠시만 보고 떠나는 것이고. 나같이 개인 사업하는 신도들은 스마트폰이 이동하는 사무실인데 전화기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국에서 통신두절이라... 흠.... 뭐 기도하러 와서 게임할 것도 아니고..

 

요즘 구인사는 옛날만큼의 신도수가 안된다고 하는데 절도 시대에 맞춰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5박 6일의 기도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통신두절이다. 일을 해야 먹고사는 것이고, 기도도 하지만 비즈니스도 할 수 있어야 오히려 더 마음 편히 기도하러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문제는 구인사에서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하지 않을까 싶다.

 

 

1대 조사가 중국에서 사리를 가지고 왔는데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통신 두절이니

이렇게 공중전화가 설치되어 있다.

 

 


2일 차

첫날은 도착하니 이미 오후인 데다 뭐가 뭔지 몰라 그냥저냥 보냈고, 2일 차에 여러 신도분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나를 직접 데리고 여기저기 설명해 주시면서 기도 순서를 알려주셨다. 그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조사전은 천태종을 창종 하신 스님이 계신 곳이니 구인사에 도착하면 맨 먼저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

끊임없는 계단을 오르니

광명전이 나오고 이 건물로 진입하면

엘리베이터 7층에서 내리면 된다.

계단 계단 하다가 갑자기 넓은 운동장 만한 광장이 나오니 깜짝 놀랬다. 법당에 들어가 1대 대조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1대 대조사님이 묻혀계시는 적멸궁이 나온다.

사천왕이 양쪽에서 지켜주고 계신다.

.......

그다음으로 삼보당에 가라고 했다. 삼보당은 3대 종정이 모셔진 곳이니 구인사에서 중요한 장소가 아닐까 싶다. 

 

 

하산하여 기도실로 들어가려는데,

삼보당 가는 통로에 스님들이 창틀을 청소하고 계셨다. 그냥 지나치려다 뻔히 보고는 돌아설 수 없어 같이 닦았다. 사진 세 장은 전부 내가 한 것. 평소 허리가 약한데 약간 후회를 했지만 기분은 좋다.

 

오후 7시 즈음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한 신도님을 따라 한 법당으로 들어가니 그곳이 삼보당이었는데, 현재 생존하시는 분이 3대라고 했다. 우리는 흔히 큰스님이란 호칭을 사용하는데 여기는 종정이라고 하는 것 같다. 저녁마다 잠시 나오셔서 신도들께 한마디 하고 바로 들어가신다. 이때 천태종의 생불을 잠시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 엄청 길고, 뵙는 시간은 짧다.

의자에 앉아 삼배받으시고 "기도 열심히 하세요"하고 들어가셨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신도님은 자신이 구인사를 계속 다니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셨고 성불을 많이 받았다고 하셨다. 

 

3일 차

 

기도실에서 며칠 지내다 보니 이래 저래 말 거는 신도도 계시고, 때론 내가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그래서 점점 친해지면서 인수를 맞추어 같이 2대 대조사님이 묻혀 계시는 적멸궁으로 향했다.

 

맨 처음 버스가 도착한 그곳으로 내려가면 아침 8:30분, 오후(?) 두 대 움직이는 차가 있다. 

마침 비도 그쳤으니 공기가 더 깨끗해진 느낌이다. 제주도에 온 느낌. 오자마다 삼배하고 바로 떠나기 바쁨.

돌아와 여기저기 혼자 돌아보니 야생화 전시장도 보였다.

 

4일 차

 

 

난 원래 조계종인데 천태종은 처음이라 뭐 신입신도 법회가 있다 해서 참가했다. 

책도 받고 염주도 받았다. 책은 볼 일이 없음. 한 스님이 오셔서 천태종 역사를 알려 주셨는데 좀 지겹고 시간이 너무 길었다. 양반다리에 얇은 방석하나. 쥐 나서 죽는 줄.

 

5일 차

 

 

부처님 오신 날 준비 중.

본인은 저녁을 먹은 후 항상 대조사전 마당에 와서 몇 바퀴 돌았다. 마지막날이 되니 모형들이 완성이 되어가고 있었다. 3만 원짜리 연등도 달았다.

맨 꼭대기에서 구인사를 내려다보니 '금계포란'이라고 하셨던 보살님 말씀이 생각이 난다. 그래서 계란을 안 먹는다고 하셨는데 난 매일 아침으로 계란 두 개씩 먹는데 구인사 오는 날은 이상하게 먹고 싶지 않더라...

아주 디테일한 표정 조각은 가히 박수가 나온다.

6일 차

 

아쉬움을 뒤로하고 구인사를 떠나는 날. 아침 공양을 하고 짐을 꾸리고. 버스 정류장에 오전 8:20분에 내가 타고 온 대형버스를 타면 된다.

 

그동안 기도를 어떻게 했는지 뒤돌아보면, 종이봉지 부스럭 소리 때문에 짜증 나서 한숨 쉬기도 했고,

자리 확보 때문에 눈치코치 봤고, 철야기도 때 포기하고 일찍 자기도 했고, 특이한 분위기의 구인사가 적응

이 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관세음보살 염송하는데 스님도 안 계시고 그냥 신도끼리 여기저기 자기 스타일대로 하는 걸 보니 마치 사이비 같다는 느낌도 받았고 암튼 정말 특이한 경험을 했다.

 

TIP: 기도하러 가시는 분은 비닐은 줄이고 소리 나는 주머니에 물건을 넣고 가면 소리가 작으니 상대방에게 피해를 안 줄 것 같아요.

.........

의구심이 의구심을 나았던 시간이었는데, 돌아와 보니 기도한 성과가 있었고, 좋은 일도 있었으니

구인사에서의 5박 6일 기도는 좋은 시간이었다는 결론이다.

...........

부산에 돌아와 구인사의 말사인 '삼광사'에서 철야기도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마치며....

첫날부터 난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안내를 해주는 신도님을 만났고, 기도 하는 기간 내내 좋은 벗이 되어준 신도님도 만났고, 허리가 아파 고심했던 터였는데 운 좋게 방석도 빌릴 수 있게 되었고, 봉사를 해드렸던 곳의 스님과도 인연이 되었으니 이것이 다 신심이 아니겠는가.


아쉬운 점.....

구인사나 삼광사나 절이란 곳은 보수적인 면이 강하다. 종교단체이기 때문에 전통을 지키는 이념이 강하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이 때문에 불교는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힘든 종교이다.

 

특히 구인사는 일 년에 두 번 이상 가는 게 너무 힘든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통신두절'때문이다. 스마트폰이 터지지 않아 젊은 신도들끼리 불만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한 신도가 종무소에 가서 이 문제에 관해서 얘기했더니 종무소에 늘 앉아 계시는 분이 막 화를 내면서 하는 말이 "기도하러 왔으면 기도나 해야지 전화하러 왔어요!! 기도할 때가 여기밖에 없어요! 싫으면 다른 절에 가면 되지"라고 했단다. 이 소리를 들은 그 신도나 나나 그리고 주변 젊은 신도들이 정말 한숨을 쉬었다.

 

당연히 기도하러 왔지요. 어떻게 시간내고 가는 건데... 하지만 개인사업자인 나로서는 고객의 전화도 받아야 되고 문자도 확인해야 되고 하니 오히려 더 기도를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런 부분이 참 아쉽다.

 

싫으면 안 가면 되지만 참 보수적이고 고구마 3개 먹은 답답한 대답에 절도 정말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노보살들 얘기 들어보면 요즘 구인사가 신도가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이런 것부터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모르는 분들은 인터넷 자체가 불가하다고 생각하겠지만 23년 세계 잼버리가 열렸을 때는 와이파이를 켰다고 하는 걸 보니 상황에 따라 사용이거나 불가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불가라는 건 틀림없다.


삼광사에서 1박 기도 체험하다.

날짜: 2023년 5월 19일~5월 21일

 

장소: 부산 구인사 말사 삼광사

누구랑: 나 홀로

날씨: 좋음

 

느낀점...

정말 열심히 기도하시는 노보살님들 참 존경스럽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안 좋을 텐데 오로지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저렇게 잠 오는 것도 참아가며 기도에 열중이시니...

 

반면, 놀러 오신 노보살도 많다. 떠들고 먹고, 젊은 신도 얕잡아보고, 자기 자리라고 피해달라 그러고.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인 철야기도가 되었다.

 

기도 열심히 해도 철없는 노보살님 들은 변하지 않는다. 노인공경이 점점 사라진다.

'사찰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덕 석불사  (1) 2024.04.05
태백산 망경사  (0) 2024.04.05
💕대구 팔공산(약사여래불)  (1) 2023.04.15
🎈부산 범어사 청련암(지장도량)  (0) 2023.03.27
📍청도 사리암(나반존자 기도터)를 가다  (1) 2023.01.31